"다섯 악기의 개성이 목관 5중주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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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해보이지만 하나하나 들어보면 개성넘치는 악기 소리처럼 세 연주자들의 성격도 닮은듯 다 다르다. 각자가 연주하는 악기를 닮았다. 푸근한 외모의 맏형 조성현(29)은 사실 부드러운 플루트 소리처럼 멤버 중 가장 섬세한 영혼의 소유자. 오히려 막내 김한(23)이 중간 음색으로 밸런스를 맞추는 클라리넷처럼 중요한 선택을 내리며 멤버간의 중심을 잡는다. 함경(26)은 부드럽게 뚫고 나가는 오보에 소리처럼 조용하지만 단단하다.여기에 함경이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카라얀 아카데미에서 만난 리카르도 실바(호른, 29)와 독일에서 함께 공부한 리에 고야마(바순, 26)가 가세했다. 바로 2012년 결성된 목관 5중주단 `바이츠 퀸텟`이다. 이들은 2015년 칼 닐센 실내악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관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젊지만 실력은 최정상이다. 세 명 모두 세계 유명 콩쿠르를 휩쓸고 유럽 명문 오케스트라에서 수석·부수석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다. 플루티스트 조성현은 쾰른 필하모닉오케스트라 플루트 종신수석이다. 로얄콘세르트허바우 단원으로 연주해온 함경은 오는 9월부터 김한과 핀란드 방송교향악단에서 각각 오보에와 클라리넷 부수석으로 활동한다. 

"유명한 말 중에 피아노 트리오는 개개인의 실력이 뛰어나면 좋은 음악이 된다고 해요. 하지만 목관 5중주는 아무리 잘하는 사람이 만나도 음정 하나 맞추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요. 다섯 악기의 소리가 너무 다르다 보니까요. 대신 이 다섯개의 다양한 음색이 하나로 섞일 때 그걸 듣는 재미가 엄청나죠."(함경) 

서로를 위해 소리를 죽이기보다는 오히려 제 소리와 개성을 뽐내는 게 목관 5중주의 매력이란다. 김한도 "목관 5중주할 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낄끼빠빠` (낄 때 끼고 빠질때 빠진다)`"라며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면서 상대에게 맞추는 센스가 중요한데 우리는 6년 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앙상블이 최고였다"고 자신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다 같이 모여 연습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지난달 1년 만에 조성현의 독일 퀼른 연습실에서 다섯 명이 모여 소리를 맞춰 봤다. 조성현은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음색이 단 한 번에 맞춰져서 5일 연습을 예상했는데 하루 반만에 끝내버렸다"고 했다. 

모두 아직 20대의 젊은 연주자지만 함께 음악한 지 벌써 6년이다. 바이츠는 독일 고어로 `숲`과 `나무`를 의미한다. 당시 첫 연주회를 가졌던 `바이츠 성당`에서 따왔다. 당시 팀명 후보로 `데미안 퀸텟` `원스 퀸텟` 등이 거론됐었다고. 가수 데미언 라이스와 영화 `원스` 등 아날로그 음악에 푹 빠져 있던 함경의 제안이었다. 나머지 두 멤버는 "지금 이름이 제일 마음에 든다. 바이츠 성당에서 첫 연주를 가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짖궂게 웃으며 당시를 회상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음반을 많이 내는 것. 김한은 "사실 전 세계적으로 목관 퀸텟이 프로젝트성 이벤트가 아닌 팀으로 지속된 사례는 정말 드물다. "며 "`베를린 필 목관 5중주`(베를린 필의 세컨 관악 연주자들이 모여 활동한 팀)`가 유일하다"고 했다. 함경은 "우리의 롤 모델인 셈"이라며 "그들처럼 30년 정도 함께 음악하며 앨범을 수십장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관객과 만나는 건 2년 만이다. 14일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롯데콘서트홀에 오른다. 이번 무대에서는 닐센 콩쿠르에서 우승을 가져다 준 단치 목관 5중주 1번과 풀랑크의 피아노와 목관 오중주를 위한 6중주, 레오 슈미트의 목관 5중주와 피아노를 위한 6중주 등을 선보인다.

 

다섯 명이 모여 리스트를 만든 뒤, 각자가 연주하고 싶지 않은 곡을 소거해내는 방식으로 레파토리를 짠다. 단 한명이라도 반대한다면, 아무리 남은 네 명이 연주하고 싶더라도 무조건 뺀다. 즉 이번 곡도 다섯 명 모두가 즐겨 연주하는 곡들로 엄선됐다. 김한은 "힌데미트는 악기 마다 독주 부분이 있어 다섯 음색을 모두 들어볼 수 있는 곡이고, 리게티 역시 앙상블만큼이나 다섯 악기의 개성넘치는 장점을 보여주는 곡"이라며 "특별히 관객들이 관악기의 매력을 알아갈 수 있는 곡으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출처] 매일경제 김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