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열음 "평창은 새로운 시도의 장…"

평창대관령음악제 부예술감독 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 [평창대관령음악제 제공]

평창대관령음악제 부예술감독 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 [평창대관령음악제 제공]

평창대관령음악제 부예술감독 "서른 살 되니 불안도 즐기게 돼"

"평창대관령음악제에는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해본다는 생각으로 와요. 얼마 전 미국 애스펀 음악제에 다녀왔는데 평창에 가져와 해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정말 많았어요."

스타 연주자이자 기고가 등으로 보폭을 넓혀온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국내 최대 클래식음악 축제 '평창대관령음악제'의 부예술감독이라는 직함을 최근 추가했다.

평창대관령음악제는 그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각별하다. 고향인 강원도에서 열리고 축제가 성장해온 지난 10여 년도 그가 '피아니스트 손열음'으로 우뚝 서기까지의 여정과 상당 부분 겹친다.

손열음은 2004년 '떠오르는 연주자 시리즈'로 처음 이 축제와 인연을 맺었고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2위를 한 2011년부터는 '저명 연주가 시리즈' 무대에 꾸준히 오르고 있다.

그는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평창국제음악제에 '젊은 숨결'을 불어넣는 역할을 부여받아 내년 2월 열리는 평창겨울음악제부터 본격적으로 기획 작업에 나선다. 음악은 물론 인문학 등 다방면으로 풍부한 지식에 감각과 아이디어를 갖춘 손열음에게 정명화 예술감독은 "동 세대 가운데에도 특출나게 실력과 지식을 겸비한 연주자로 축제에 참신함을 더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평창대관령음악제 '저명 연주가 시리즈' 참가차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 머무는 손열음은 29일 인터뷰에서 "부예술감독으로 해보고 싶은 게 정말 많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그는 "실현 가능할지 아직 몰라서 자세한 내용은 비밀로 남겨놔야 할 것 같다"면서도 "그동안 대관령음악제가 진지하게 음악적 깊이를 추구하는 프로그램에 집중했는데 앞으로는 좀 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손열음은 이와 관련해 이달 중순 스승인 아리에 바르디와 함께 미국의 '애스펀 뮤직 페스티벌'에서 공연했을 때 경험을 풀어놨다.

이 페스티벌은 콜로라도주 스키 휴양지인 애스펀에서 열리는 국제 음악축제로 평창대관령음악제가 2004년 '대관령국제음악제'로 첫발을 디뎠을 때부터 벤치마킹 사례로 삼았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무척 많더라고요. 음악뿐만 아니라 음악 외적으로도 여러 다양한 접근과 형태의 공연이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리프트를 타고 산 정상에 올라가 공연을 하거나 호텔 방이나 집에서 작은 연주회를 열기도 해요. 2∼7세의 영유아들을 상대로 한 음악회가 제일 탐나요."

 

부예술감독으로서 처음 프로그램을 짜는 내년 2월 겨울음악제는 클래식과 재즈를 아우르는 축제인 만큼 두 장르가 좀 더 긴밀하게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재즈에 영향을 미친 클래식 음악이나 반대로 재즈의 영향을 받은 클래식 작품을 선별해서 같이 어우러지도록 해보면 어떨까 해요."

재즈 연주에 도전할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겨울음악제 때 정경화 축제 공동예술감독님의 재즈 바이올린 연주를 챙겨 보고 싶었는데 연주일정 때문에 놓친 게 두고두고 아쉬워요. 저도 그런 시도를 한번 해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새로운 길을 마다치 않는 그는 지난해 평창국제음악제 때 하프시코드 연주를 해낸 데 이어 올해는 아예 난생처음 연주하는 곡들만 들고 왔다. 28일 브루흐의 피아노 5중주를 연주했고 베르크와 바르토크, 부조니 등의 숨은 작품을 들려준다.

"부조니의 '쇼팽 프렐류드 C단조에 의한 자유로운 형식의 변주곡과 푸가'는 자주 연주되지는 않지만 부조니만의 판타지가 있어요. 김다솔씨와 하는 바르토크의 '두 대의 피아노와 퍼커션을 위한 소나타'는 몇 년 전부터 해보려고 벼르던 작품이고요."

손열음은 "대관령 축제에서는 아무래도 그동안 해보지 않은 작품을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평창에 오면 새로운 것을 해본다는 생각이 항상 있다"며 "그렇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만 서른 살이 된 손열음은 20대 때의 불안을 많이 떨쳐냈다고 했다.

"예전에는 제 실력이 부족하다고만 느꼈어요.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직업이라 불안하기도 했고요. 어느날 친한 동료가 '음악은 어차피 평생 배우는 것이고 완벽하게 준비된 순간은 없다'는 말을 해줬는데 수긍이 가더라고요. 이제는 좀 더 제가 하는 것에 확신을 갖고 관객과 교감하면 되겠다고 생각해요."

그는 연주자로서 20대 후반부터 40대 즈음까지가 유독 불안하고 애매한 시기이지만 그 불안도 즐기면서 더 많은 것을 겪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연주자가 40대 이후가 돼서 자기 브랜드를 구축하면 관객이 한결같이 그것만 기대하는 측면이 있어요. 30대는 불안하지만 그래서 더 여러 가지를 찾아내 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시기가 될 것 같아요."

 

[출처] 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평창대관령음악제 부예술감독 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 [평창대관령음악제 제공]

평창대관령음악제 부예술감독 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 [평창대관령음악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