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강원도민 곁으로

“평창대관령음악제가 강원도민들이 즐기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어요. 지역의 지지를 받는 것이야말로 축제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니까요.” 

스타 피아니스트 손열음(31)은 지난해 6월 평창대관령음악제의 부예술감독으로 임명됐다. 2018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평창대관령음악제가 강원도 원주 출신인 그를 전략적으로 영입했다는 소문이 많았다. 18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만난 그는 “나도 강원도 출신이라 부예술감독이 된 줄 알았다. 그런데, 정명화 예술감독님께서 나를 부감독으로 임명한 뒤에야 ‘네가 강원도 출신이었니?’라고 물어보셨다”면서 “아직까지는 세간에서 얘기하는 ‘올림픽 특수’를 특별히 누리지는 않고 있다”며 웃었다.  

2004년 대관령국제음악제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평창대관령음악제와 그는 각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첫해 ‘떠오르는 연주자 시리즈’에 초청된 이후 꾸준히 참가해 왔고, 평창대관령음악제의 겨울축제인 올해 평창겨울음악제(15∼19일 알펜시아 콘서트홀 등)부터 프로그래밍에 본격적으로 관여했다. 이번 축제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피아노 듀오 ‘앤더슨&로’의 초청이나 클래식과 재즈의 만남으로 꾸며진 18일 콘서트는 그가 연주곡을 모두 직접 선정했다.  


“강원도 출신으로서 클래식 음악이 강원도에서 아직 대중적으로 사랑받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는 그는 “지금은 축제가 강원도민에게 좀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축제에선 클래식과 재즈가 하나로 연결되는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실제로 관객들이 좀더 쉽고 재밌게 콘서트를 즐기는 것 같아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예술감독인 첼리스트 정명화,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와 함께 오는 3월 28일부터 4월 6일까지 광주 대구 성남 통영 고양 익산 등 전국 6개 도시를 순회하는 ‘뮤직 프롬 평창’을 펼친다. ‘뮤직 프롬 평창’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의 하나다. 그는 “통영 공연의 경우 올해 윤이상 선생 100주년을 맞아 통영국제음악제에 참가한다. 윤이상 선생의 ‘인터루디움 A’를 연주할 예정이다”면서 “개인적으로 윤이상 선생의 곡을 공식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사인 IMG아티스츠와 전속 계약을 맺는 등 그는 최근 국제 무대에서의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게다가 올해엔 롯데콘서트홀 기획으로 4차례에 걸쳐 ‘손열음의 음악 편지’라는 제목의 공연을 선보인다. 이중 6월 공연의 경우엔 트로트 가수 박현빈과의 컬래버레이션까지 예정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트로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이 지나치게 부각돼 부담스럽다. 이 공연이 내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롯데콘서트홀 기획이다보니 내가 이러저런 이야기를 하는게 민망하다”면서 “사실 크로스오버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다만 완성도 높은 작품, 좋은 예술가와의 협업이라면 대중음악인 트로트든 전통음악인 판소리든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축제 개막공연에서 정명화 선생님, 안숙선 선생님과 함께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를 편곡한 곡을 연주했다.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었다”면서 “얼핏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평소 판소리를 좋아한다. 몇 시간 걸리는 완창판소리를 들으러 간 적도 있다. 앞으로 기회가 되어 판소리와 피아노의 협업에 참가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출처] 국민일보 장지영 기자